노인 장기요양등급 신청 및 기각 후기

JuneTein

저는 재작년에 그러니까 2023년 여름 즈음에 부모님의 장기요양보험 등급산정을 신청 했더랬습니다. 그때도 기각이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건강이 더 안좋아지셔서 등급이 나올꺼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또다시 기각이 나왔습니다.

금전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은 차치하고라도, 일단 부모님의 건강상태가 안좋은데 저도 일이 있다보니 옆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상황에서 낙상사고를 몇 차례 겪고나니 최소한 재가등급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에 다시 신청을 했었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었는데,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사람마다 다들 처하신 상황이 다르고 노인분들의 현재 상황, 질병의 정도 등에 따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점을 먼저 감안하여 주십시요.

저의 부모님의 상황, 증상

지난 4월 초에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여보세오?" 하고 받았는데 글쎄 돌아오는 목소리가 "119 구급대입니다! OOO씨 자녀분이신가요?" 였습니다.

가슴이 쿵 떨어지는 기분은 아마 안겪어보시면 모르실겁니다.

부모님은 길에서 쓰러지셨고, 다행스럽게도 길을 가던 시민의 빠른 신고로 구급대 분이 빨리 도착하여 의식을 되찾으셨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작년 여름에는 119 구급대가 아니라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실신을 하시는 원인은 어지러움때문인데, 이게 원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글 참조: 노인 어지럼증 - 실신 후 치료

1년간 병원을 5군데 이상 다녔고, 한의원도 다녀보았지만 뚜렷한 병명을 알지도 못했고 약이나 치료도 없었습니다.

뇌 MRI, CT도 찍어보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고요.

지금도 어지러움을 호소하시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한 달 전에 또다시 낙상사고가 발생하여 병원에 다시 입원을 하셨다가 퇴원을 하셨습니다.

여전히 병명은 모르고 각종 검사는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고요.

요양등급 신청을 하기 전에

1년새에 두 번이나 119전화를 받다보니 이번에는 등급을 받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인맥을 총동원하여 많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요양보호사님을 한 분 알게되어서 사정을 얘기하고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부터 시작해서 이런 저런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지만, 그 분도 등급을 받고 요양원에 들어오신 분들을 본 것이지 등급을 매기는 사람은 아니셔서 정확한 말씀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대략적인 공통점을 요약하면,

  • 걸음을 걷기가 거의 불가능한 분들이 많다.
  • 치매인 분들이 많다.
  • 화장실을 못가리는 분이 많다.
  • 식사를 혼자 못하는 분이 많다.

그리고 얼마 전 부모님 요양등급을 받으신 지인과도 커피 한 잔하며 얘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 분은 2등급을 받으셨고, 시설에 입소하셨습니다.

  • 휠체어 생활
  • 인지는 꽤나 명확하시고 치매증상은 거의 없음
  • 1년 전에 뇌수술

요양등급 신청 후 방문조사, 결론

요양등급을 신청 후 1주일 후에 조사원분이 오셨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시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에 합의하셨기 때문에 약간의 쑈(?)가 필요하다는 것에서도 알고계셨고요.

이전과 마찬가지로 조사원분이 오셔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셨고, 20분 남짓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제 사정을 엄청나게 피력했고, 수많은 약봉지와 의사진단서 입퇴원 확인서 등을 보여드렸습니다.

며칠내로 의사소견서를 첨부해서 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미 이 글의 제목에서 말씀드렸으니 각설하고 말씀드리면, 기각판정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너무 답답하기도하고 부모님이 또 쓰러지지 않으실까 걱정에 부모님 전화만 울리면 가슴이 쿵쿵거리는 상황입니다.

결론

저 위에서 지인들에게 물어봤던 내용과 인터넷 까페를 며칠간 뒤져본 결과 몇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이 나오려면 대체 어때야하나에 대한 몇 가지의 결론은,

  • 걸음을 못걸어야한다. 또는 기어가는 등 매우 심한 이동의 장애가 있어야 한다.
  • 식사를 혼자 챙겨먹을 정도면 등급이 안나온다.
  • 조사원이 왔을 때 벌떡 일어나 마중하며 인사를 하면 그대로 끝.
  • 화장실 혼자 다니시면 등급 안나온다.
  • 경증 이상의 치매로 진단을 받아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 까페를 보면, 저보다도 더 답답한 상황에 계신 분들도 많고, 제 부모님 보다도 더 안좋으신데도 등급이 안나오는 사례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부모님이 다치시거나 더 안좋아지셔도 등급을 못 받을수도 있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자식이 직장을 그만두고 보호를 하거나, 쌩돈을 들여서 요양사분을 모셔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으니 요양사분을 모셔야하는데, 이게 한 사람 월급이 고스란히 들어갑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저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에 계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의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위 내용도 각자의 사정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고요.

참 나이드신 부모님을 부양하는 것이 어느 순간 현실로 다가오니 너무 답답하고, 경제적으로도 목을 조여오는 느낌이 듭니다. 돈이 많은 분들이야 뭐 상관없겠지만요.

이런 부분은 나라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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