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공무원 수입차 타도 될까?

JuneTein

January 19, 2024

공무원이 수입차 타고 다녀도 되나요?

질문 자체가 너무 웃기지 않습니까? 답부터 말하면 타고 다녀도 됩니다.

시작하기 전에, 아래의 내용은 제 개인적인 의견 + 몇몇 은퇴한 공무원 + 들어간지 오래된 몇몇 공무원들의 의견을 종합한 내용이니, 각 지자체의 문화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시길 삼가 부탁드립니다.

지방직 공무원이 수입차 타고다니면 어떨지 한번 얘기해보겠습니다.

예전에는 어땠냐면...

2005년인가 2006년인가 그리 오래된 이야기도 아닙니다. 당시에 벤츠나 BMW는 지금의 벤츠나 BMW가 아닌 시절이었는데, 무슨 말이냐면, 지금은 흔해빠진 벤츠e클래스가 20년 전만 하더라도 아무나 탈 수 없는 차였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제일 저렴한 모델이 세금이랑 보험 포함하면 6천만원이 훌쩍 넘어갔는데, 2005 ~ 6년에 6천만원이면 제가 살았던 인천에서는 소형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값이었고 30평대 아파트의 전세값이기도 했었으니 계급이 낮은 지방직 공무원이 벤츠를 끌고다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시절이었습니다.

보통의 팀장(사무장)급인 6급들이 아반떼나 소나타를 타고 다녔고, 과장(읍면동장)급인 5급이나 그 이상인 분들이 소나타나 그랜저 타고다녔습니다.

8 ~ 9급 직원들은 차를 끌고다니는 직원들이 별로 없었고 있다해도 마티즈나 비스토같은 경차를 겨우 타고 다녔고, 엑센트나 아반떼같은 차를 부모님이 사주시면 감사하게 타고다녔죠. 한달에 받는 돈이 100만원정도인데 안되는데 뭔 차를 끌고다녔겠습니까...

그러던 와중 친한 형이 일본차를 구입했더랬습니다. 90년대 초반 임용된 당시에 임용 15년차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꼬인 기수의) 고참 주사보였습니다. 그래봤자 월급이랑 수당합쳐서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받았을겁니다.

뭐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금수저까지는 아니더라도 은수저는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튼, 어땠겠습니까? 소문이 쫙~ 퍼졌죠. 원래 남일에 관심이 많지 않겠습니까?

아무튼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많이 사라지기 시작했지만, 팀장이 과장보다 좋은 차를 타는 것은 좀 꺼려지던, 서기나 서기보가 소나타를 끌고다니면 대놓고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집이 꽤나 잘사나보다..."라고 수근댔던.

위에서 말했지만, 지자체마다 분위기가 매우 달랐을테니 안그런 곳도 있었을테고 더한 곳도 있었을겁니다.

지금은 어떠냐면...

얼마전 모임에서 몇년 전에 정년퇴직하신 선배가 말하길, 재작년에 공무원에 들어간 아들이 BMW를 뽑았다는 겁니다. 새차는 못사고 2년된 중고차를 샀는데, 확실히 국산차보다는 세련되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요즘은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는 말도 거의 없고 외제차를 타고다니는 직원들 많다는 이야기도 오고 가고요.

현직에 있는 친구도 말하길 BMW타고다니는 직원들이 많지는 않지만, 종종 있고, 임용된지 얼마되지 않은 서기나 서기보인 직원들도 대부분 차는 다 끌고다니고 그랜저나 제네시스같은 좋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직원도 워낙에 많아서 뭐 이제 차가지고 뭐라하는 시절은 지났다고 하더군요.

규모가 작은 지자체에서는 고급 수입자동차를 타고다니면 누가 타고 다니는지는 대충 소문이 나는 정도지 예전처럼 안좋게보고 그럴게 있냐면서요.

능력되면 수입차 타고다녀도 됩니다. 근데 아래 내용은 한번 읽고 사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남편이 공무원인데 수입차를 사겠다고 해싸서 이 글을 검색해서 읽고 계시다면 그냥 안된다고 하시면 됩니다.

수입차를 타고다니면 벌어지는 일

조금 여유가 있어서 BMW 5시리즈를 샀다 칩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남들의 시선따위는 신경쓰지 마시고 잘 타고다니면 됩니다. 이제 그런 세상도 아니니까요.

아 그리고 저 또한 수입차를 굴리고 있으니 수입차 타지말라고(국산차 장려)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아래와 같은 감당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죠.

비용측면

조금 지나면 문콕이 하나 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엔진오일같은 소모품을 수리하려 할 때마다 서비스센터에 예약을 할 때마다 짧게는 2주에서 한 달을 넘게 기다려야 하죠.

문콕이 너무 보기 싫어서 덴트라도 할라치면 수입차라는 이유로 손톱만한 기스에 1 ~ 20만원씩 지출해야 합니다.

벤츠나 BMW는 공식 서비스기간이 3년이고 소모품 쿠폰도 주기때문에 3년 동안은 그닥 큰 돈 들어갈일이 없습니다. 시작은 3년 후부터가 시작입니다.

아 3년 AS가 끝나는 시점에 싹 수리를 받고 나오실테니 약 3년 6개월 후라고 하는게 조금 더 정확하겠습니다.

이때부터는 내돈 주고 고쳐야 합니다. 가끔 BMW의 보증연장프로그램과 비슷한 것들을 구입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게 가격이 만만치 않고 내가 내야하는 돈이니 그게 그거죠 뭐.

엔진오일 한번 교체하는데 정말 저렴하게 교체해도 10만원 이상 들어갑니다. 센터에 들어가면 20만원 넘게 들고요. 엔진에 누유나 누수가 보이기 시작하면 일단 시작이 50만원부터 입니다. 스마트키 하나만 잃어버려도 30만원 이상이고요.

이미 수입차 사려고 마음먹으셨을 때부터 감안을 하고 사셨겠지만, 국산차에 비하면 정말 비쌉니다.

엔진 미션에 문제가 생기면 20호봉 주사월급이 한 방에 사라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길바닥에 15년 넘은 국산차는 많아도 10년 넘은 수입차는 점점 자취를 감춰가는 이유입니다.

사고라도 나면 정말 수리비 비쌉니다. 수입차 보험료가 비싸다는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갑니다.

참고: 수입차 수리 후기 - 수리비에 대해

시간측면

이게 진짜 문젭니다. 제 차도 지금 서비스센터에 들어가있는데요. 언제 나올지 모릅니다.

차를 맡긴지가 이틀이 되었는데 더 황당한 것은 아직 왜 엔진경고등이 들어왔는지를 모릅니다. 예약이 많이 밀려서 예약을 하려면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엔진경고들이 들어온 채로 운행을 할 수 없으니 일단 차를 맡겼거든요.

현대나 기아 자동차면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집 앞에 있는 자동차정비소(카센타)에 가면 바로 알려주니까요.

간혹가다가 저처럼 유명 브랜드가 아닌 자동차에 꽂힌 분들이 있습니다. 제 차는 작년에 사고가 나서 수리를 맡겼는데 부품수급문제로 수리기간이 무려 35일 걸렸습니다.

거기다가 조색(색상 맞춤)이 제대로 안되어서 재입고 수리기간까지 더하면 38일동안 차를 못탔습니다.

제 경우에는 상대방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렌터카가 최장 20일까지만 제공되어서 나머지 18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내 차도 아닌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것도 불편한데 그마저도 기간에 제한이 있으니 저처럼 아이들을 등하교 시켜주는 경우에는 정말 불편했더랬습니다.

수입차에는 이렇게 수리기간이 황당할 정도로 긴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도 사야겠다면

여러가지 불리한 점이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수입차를 꼭 사셔야겠다면, 벤츠 또는 BMW를 사세요.

위에서 말한 3년 6개월이 지나는 순간부터 수리비와 시간문제로 사설 카센타를 가시게 될텐데요.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지 않은 비인기차종을 타시면 갈 수 있는 사설카센터가 별로 없습니다. 부품도 구하기가 어렵고 더 비쌉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팔린 벤츠나 BMW는 애프터마켓용 부품도 많고 수리를 할 수 있는 정비소도 꽤나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수리비용도 저렴하고요.

신차가 부담스러워 중고로 구입하신다면 벤츠나 BMW라도 오래된 or 희귀한 모델의 중고차는 구입하지 마세요. 이를테면 E클래스를 산다해도 W213 E300 같이 많이 팔린 차를 사야지, 비슷한 값이라고 연식 조금 있는 CLS같은 모델 사시면 나중에 수리비 정말 감당 안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참고

지방 공무원 직렬별 배치 부서 및 하는 일 - 선호부서와 기피부서

지방 공무원 연가일수

지방공무원 승진인원 TO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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