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장실(욕실) 타일 수리 후기

JuneTein

March 16, 2024

지난 겨울 샤워를 하는데 벽에서 갑자기 쾅 쾅 소리가 나서 설마 집이 무너지나, 지진이 난 건가, 별 생각을 다했는데, 벽 타일을 붙여 놓은 시멘트가 떨어지는 소리였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가까이에서 자세히 살펴보니 타일과 타일 사이(현장에서는 메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가 금이 다 가있고, 아랫쪽에 시멘트 가루들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타일이 살짝 떠있는 것 같아서 손으로 살짝 눌러보니 약간 들떠있더라고요. 안쪽에서 시멘트와 타일이 떨어져서 몇몇 타일들이 떨어져버린 것이었습니다.

저는 친한 동생이 타일기술자로 일하고 있는데요. 그 친구에게 전화를 급하게 해보니, "타일 터졌나보네요." 라고 하더군요.

tile_wall {caption: 다 깨져버린 벽 타일}
다 깨져버린 벽 타일

일단 하자보수가 될 수도 있으니 관리실에 전화를 해보라고 합니다. 안되면 자기가 수리 해줄테니 타일 건드리지 말고 욕조 바닥에 박스같은 것 깔아두라고 했습니다. 혹시나 타일 떨어지면 욕조가 상할 수 있으니까요.

아래에서 왜 이렇게 화장실 타일이 터지는지는 사진을 보면서 알아보겠습니다.

화장실(욕실) 타일 수리

다음 날 아침에 바로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를 해보았는데, 하자보수기간은 지났다고 합니다. 이런 집들이 많아서 아파트 시공사 측에서 타일은 무상으로 제공하는데, 공사비는 본인부담이라고 하네요. 민원이 많이 들어오나봅니다.

근데 공사비가 생각보다 비쌉니다...

다시 타일 기술자인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원하는 모양의 타일을 제가 사다놓으면 붙여 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부자재도 가는 김에 사 놓으라고.

  • 타일 600x300사이즈 3박스
  • 드라이픽스 1포
  • 본드 1통

타일 및 부자재 구입하기

동생이 알려준 타일가게에 방문갔습니다. 보통 타일 가게는 우리같은 일반인보다는 타일기술자나 인테리어 사장님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저처럼 멀뚱멀뚱 서있으면 티가 나나봅니다.

엄청 정신이 없어보이는 직원 분을 붙잡고 물어보니, 타일을 고르고 거기 써있는 코드번호를 불러주면 된다고 합니다. 본드랑 드라이픽스는 타일 살 때 같이 말해주면 된답니다.

tile_shop_samples {caption: 타일 샘플들}
타일 샘플들

보통 화장실에 많이 쓰이는 600x300의 타일입니다. 다른 사이즈로 사도되는데, 저희 집은 한쪽 벽만 타일이 떨어졌기 때문에 일체감을 위해서라도 사이즈는 바꾸지 않았습니다.

tile_sample {caption: 타일 샘플들 작은 것}
타일 샘플들 작은 것
tile_cement {caption: 시멘트 등}
시멘트 등

주문하는 곳에다가 타일의 왼쪽 위에 있는 코드를 말해주면 됩니다.

참 타일에는 종류가 몇 가지 있는데, 벽타일을 사야합니다. 바닥타일이랑 벽타일이랑 재질이 다르다고 하네요. 바닥 타일이 조금 더 두껍고 무겁다고 합니다.

안 써있어서 모르겠으면 직원분 붙잡고 물어보면 알려줍니다.

본격적으로 수리(철거 후 타일 붙이기)

기존에 벽에 붙어있던 타일은 안 깨진 것들도 다 뜯어 내기로 했습니다. 색이 똑같은 타일은 구할 수가 없어서 그냥 한쪽 벽은 새로 다 붙이기로 했습니다.

욕조에 상처가 나면 안되니 비닐을 깔고 일단 철거를 합니다. 망치로 시멘트를 깨서 뜯어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 미리 관리실에 부탁해서 안내방송을 했습니다.

"타일 수리공사로 소음이 발생할 수 있으니 양해부탁합니다." ^^

tile_vynil {caption: 욕조 보양작업}
욕조 보양작업

저도 조수 역할로 일하느라 정신없어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습니다.

tile_inside {caption: 타인 안쪽 시멘트}
타인 안쪽 시멘트

타일이 터지면서 살짝씩 붙어있던 타일을 뜯어낸 모습입니다. 타일 기술자인 동생에게 물어보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 이렇게 붙였다고 하더군요. 요즘 지은 아파트는 감독이 까다로워져서 저거보다는 더 꼼꼼하게 붙어있다고 합니다.

아파트 타일을 붙이는 타일 기술자를 떠발이(?)라고 부르는데, 이 기술자들은 화장실 한 칸에 얼마씩 책정된 금액을 일당으로 받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속도로 붙여나가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안 떨어질 정도로만 밥을 먹이고(시멘트를 붙이고) 빨리 빨리 붙이는 거라고요.

겨울 철에 아파트 타일이 터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시멘트와 타일 사이의 접착면의 밀도가 달라져서겠지요. 저는 문과 출신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저도 열심히 일하느라 철거하고 타일을 붙이는 과정 사진이 하나도 없는데요. 벽에 붙어 있는 시멘트는 제거하지 못했는데. 이걸 떼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소음도 너무 심해서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이사이에 시멘트를 빈틈없이 꽉 채워 넣고 두껍게 붙였습니다.

tile_after {caption: 타일 붙인 후}
타일 붙인 후

하루 정도 말린 후 타일과 타일 틈새(메지)를 넣었습니다.

tile_grouting {caption: 메지 넣은 후}
메지 넣은 후

메지를 넣기 전에 최대한 오랫동안 말리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사정상 그럴 수 없으니 반나절 정도 지난 후 작업을 했습니다.

며칠 후 시간을 내서 실리콘은 제가 쐈습니다. 나름 열심히 했는데 엉망이군요.

타일 수리 총 비용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25만 원이라고 안내를 받았는데요. 아무래도 기술자가 친구인 덕분에 그보다는 조금 저렴하게 한 것 같습니다.

  • 타일 600x300 3박스 : 27,000원
  • 드라이 픽스 1포 : 10,000원
  • 본드 1통 : 18,000원
  • 저녁식사(일당) : 25,000원
  • 실리콘과 실리콘 총 : 5,000원
  • 계 : 85,000원

그 동생 말로는 요즘 타일 기술자분 하루 일당이 35만원이라고 합니다. 혹시 겨울철 아파트 타일이 떨어지셔서 수리를 해야 하시면 자재값은 이정도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기술자분마다 반나절에 끝나는 공사같으면 일당을 조금 덜 받고 일하시는 분도 있고, 다들 천차만별이라 일당은 그냥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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